소냐 (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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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 아래 감춘 진실 • 소냐
Sonya: Truth Beneath the Snowflakes
notion image
 
 
스네즈나야 도서관에서 책을 관리하는 「평범한 사서」. 다만 그 손끝이 정리하는 것은 책뿐만이 아닌 것 같다.
본명
소냐·스트라니체바
성별
여성
생일
1월 24일
소속
스네즈나야

언어별 표기
Sonya·Stranitseva
索尼娅·斯特拉=娃
ソーニャ・ストラニツェヴァ
 

목차

  1. 개요
  2. 설정
  3. 성격
  4. 외모
  5. 4.1. 캐릭터 코스튬
  6. 대사
  7. 스토리
  8. 생일 편지
  9. 작중 행적
  10. 인간관계
  11. 9.1. 미탸
  12. 언어별 표기
  13. 여담
  14. 관련 문서
  15. 둘러보기
 

1. 개요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아. 어차피 진실은 도망가지 않으니까」

《원신》 비공식 캐릭터 대사

2. 설정



공식 홈페이지 캐릭터 소개
스네즈나야 도서관의 조용한 사서. 서두르지 않아도, 진실은 도망가지 않는다.



인게임 캐릭터 정보
소냐 스트라니체바라는 이름은 「페이지」를 뜻한다. 그녀는 무엇이든 순서를 지키는 사람이다. 서두르는 법도, 건너뛰는 법도 없이.
도서관 이용객들 사이에서 그녀는 「가장 정확한 사서」로 통한다. 개관 시간에서 단 1분도 어긋나지 않고, 책을 찾는 이의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미 서가 어느 칸을 가리키고 있다. 그녀가 대출대에 앉아 있는 모습은 마치 도서관이라는 책의 한 페이지처럼, 언제나 정확히 그 자리에 있다.
하지만 정확함과 다정함은 다른 문제다. 소냐는 필요한 말 외에는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다. 묻는 말에는 답하지만, 묻지 않은 것까지 먼저 말해 주는 법은 없다. 동료들은 종종 그녀를 두고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라 평하지만, 그 말에도 그녀는 그저 옅게 웃을 뿐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는다.
폐관 시간이 지나면 도서관의 불빛은 하나둘 꺼지지만, 서고 안쪽 그녀의 자리만은 좀 더 오래 남아 있을 때가 있다. 다음 날 아침이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그녀는 다시 정각에 대출대 앞에 서 있다. 흐트러짐 없는 표정으로, 어제와 똑같은 순서로 서가를 정리하며.
누군가 늦은 밤 서고의 불빛에 대해 물으면, 소냐는 책장을 넘기던 손을 잠시 멈추고 대답한다.
「기록은 정리해 둬야 하잖아요. 안 그러면, 나중에 누군가 헤매니까요」
그 말이 책을 가리키는 것인지, 다른 무언가를 가리키는 것인지는 아무도 묻지 않는다.
 

3. 성격


평소의 소냐는 필요한 말만 하고, 감정을 크게 드러내지 않는다. 목소리는 일정한 톤을 유지하고, 표정 변화도 크지 않아 처음 만나는 사람은 다소 차갑게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무심함이라기보다는 절제에 가깝다. — 먼저 나서기보다는,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움직이는 쪽.
정리하고 기록하는 일에는 유독 철저하다. 사소한 것 하나도 제자리를 벗어나 있는 걸 못 견디며, 늘 같은 순서로 서가를 정리한다. 이런 반복은 그녀에게 일종의 안정감이기도 하다.
낯을 가리는 편은 아니지만 먼저 다가가 살갑게 구는 성격도 아니다. 대신 상대가 필요로 하는 것을 미리 알아채고 조용히 챙겨주는 식으로 마음을 표현한다.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타입이다.
하지만 미탸를 비롯해 마음을 놓은 몇몇 앞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먼저 말을 걸고, 별 것 아닌 일에도 질문을 던지고, 소리 내어 웃는 일도 잦아진다. 평소의 절제된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라, 미탸는 종종 생각한다 — 도서관에서 마주치는 소냐와, 자신에게만 보여주는 소냐는 어딘가 다른 사람 같다고.

4. 외모


연한 흑발에 트윈 번 스타일을 하고 있으며, 빛을 받으면 머리카락이 노란빛으로 은은하게 반사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처음 그녀를 본 이들 중에는 “머리카락에 뭘 바른 거냐”고 묻는 경우도 있지만, 정작 소냐 본인도 정확한 이유는 알지 못한다.
맑은 녹안으로 차분하면서도 또렷한 인상을 준다.
키는 160cm로 아담한 편이며, 전체적으로 가녀린 체형이다.

4.1. 캐릭터 코스튬


서리 낀 책장
설명
소냐의 코스튬. 도서관의 단정함과 스네즈나야의 혹한이 함께 스며든 옷차림으로, 곳곳에 덧대인 퍼 트리밍은 추위를 막기 위함이지만 어딘가 서사다운 단정함도 잃지 않는다. 그녀가 정리하는 책의 낱장처럼, 이 옷의 매무새 또한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정길하다.
입수 방법
기본 코스튬

5. 대사


첫 만남…
어서오세요~ 찾으시는 책이 있으신가요? 아, 너였구나. 내 소개를 다시 할게. 난 이곳 사서, 소냐야. 찾는 책이 있다면 언제든 불러줘. …재미있는 책? 마침 네가 좋아할 만한 모험 이야기가 있어. 한번 읽어볼래?
잡담 · 정리
아직 정리할 게 남아서, 잠깐만 기다려줄래?
잡담 · 질문
궁금한 게 있다면 뭐든 물어봐. 답할 수 있는 건 전부 답해줄게. …말해줄 수 없는 것도 있지만
잡담 · 필사
가끔 마음에 드는 문장을 발견하면 따로 필사해 둬. 손끝에 잉크 자국이 남아버리지만 쓰고 있으면 생각이 정리되는 것 같거든. 너도 해볼래?
잡담 · 기억
누가 무슨 책을 언제 빌려 갔는지 정도는 대충 기억하고 있어. …습관이라 그래, 대단한 건 아니야.
비가 올 때…
빗소리가 들리면 책을 넘기는 소리가 잘 안 들려서 조금 아쉬워
눈이 올 때…
이 정도 눈은 익숙해. 여기서 나고 자랐으니까
강풍이 불 때…
서가에 있는 종이들이 날아가진 않겠지…?
사막에 있을 때…
이곳의 책은 습기 걱정이 없어서 좋겠다. …그런 생각이 먼저 드네
아침 인사…
좋은 아침. 오늘도 정시에 문 열었어
점심 인사…
보통 점심시간엔 대출대에서 책을 읽어. 손님이 없을 때가 가장 좋은 시간이야
저녁 인사…
곧 마감 시간이네. …아, 난 좀 더 남아 있을 거야. 할 일이 아직 남아서
굿나잇…
먼저 자. 난 서고에 불을 좀 더 켜두려고
소냐 자신에 대해 · 이름
스트라니체바… 내 성이야. 뜻이 궁금해? 「페이지」라는 뜻이야. 어울리지? 이런 것도 운명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소냐 자신에 대해 · 습관
책을 정리할 땐 항상 같은 순서로 움직여.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아래에서 위로. …그래야 나중에 누가 헤매지 않거든
소냐 자신에 대해 · 도서관
여기서 일한 지는 꽤 됐어. 손에 익을 만큼. 눈 감고도 어디에 뭐가 있는지 알 정도야. …가끔은 그게 좀 무섭기도 하고
소냐 자신에 대해 · 침묵
말이 없다고 해서 아무 생각이 없는 건 아니야. 그냥, 굳이 다 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뿐이지
우리에 대해 · 거리
너무 가까이 다가오면 놀랄 때가 있어. …미안, 나쁜 뜻은 아니고. 그냥 익숙하지 않아서 그래
하고 싶은 이야기…
가끔 밤늦게까지 서고에 남아 있을 때가 있는데, 혹시 마주쳐도 그냥 지나가 줘. …별거 아니니까
미탸에 대해…
처음엔 그저 나처럼 책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구나, 생각했는데 책보다 내 머리카락에 관심이 많더라고. 먼저 내게 말을 걸어줬을 땐 무척 기뻤달까. 미탸의 앞에선 말이 좀 많아지는 것 같아. 나 스스로도 놀랄 때가 있어. 분명 미탸도 나와 대화하는 걸 좋아할까?
알료샤에 대해…
네가 스네즈나야에 발을 들였을 때 처음 만난 사람이 알료샤라고 했지? 다행이야. 그 앤 아는 것도 많고, 친절하니까.

(알료샤는 포효단에서 가장 믿을 만한 친구야. 투가린은 또 얼마나 똑똑한지··· 정체가 들통났을 땐 머리가 새하얘지는 줄 알았다니까.)
보댜니차에 대해…
너도 보댜니차 씨를 알아? 예전부터 보댜니차 씨의 노래가 좋아서 자주 듣곤 했어. 가끔 마주칠 때면 날 알아봐줘서 좋아. …그런데 왜 미탸는 보댜니차 씨의 앞에서만 무언가 다른 분위기를 띄는걸까…?
오데트에 대해…
보댜니차 씨의 공연을 보러 가면 일정이 겹치는 경우가 자주 있어서 오데트 씨의 공연도 종종 봤어. 무대 밖에선 본 적이 없지만… 소문으로는 무대 위에서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고 하더라
발레리에 대해…
항상 미탸 곁에 있던 그 소령님 말하는 거지? 공연이 끝나자마자 미탸를 데려가버려서, 미탸와 있을 수 있는 시간을 빼앗기는 느낌이라 조금 분해!
좋아하는 음식…
따뜻한 차 한 잔과 곁들일 수 있는 작은 쿠키. 소박하지만, 그게 제일 좋아
싫어하는 음식…
너무 강한 향신료는 별로야. 책에 냄새가 베이거든
선물 획득 · 첫 번째
이런 거… 오랜만에 받아봐.
선물 획득 · 두 번째
고마워. …다음엔 나도 뭔가 챙겨줄게
선물 획득 · 세 번째
…책 정리가 남았다는 걸 깜빡하고 있었어
생일…
생일 축하해. 난 시간을 어기는 건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오늘만큼은 시간을 좀 어겨도 될 것 같아.
 

6. 스토리


[캐릭터 스토리 1]
스네즈나야 도서관을 자주 찾는 이들 사이에서, 소냐는 「가장 정확한 사서」로 통한다.
그 평판은 과장이 아니다. 손님이 책 제목의 절반만 말해도, 소냐는 몇 초 지나지 않아 정확한 서가 앞에 선다. 대출 기한을 하루라도 넘긴 적이 없고, 서가 정리는 언제나 같은 순서로, 흐트러짐 없이 이루어진다.
단골들은 농담처럼 말하곤 한다.
「저 사서는 책의 위치를 외우는 게 아니라, 도서관 자체를 통째로 기억하고 있는 것 같아」
하지만 정확함이 곧 다정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소냐는 묻는 말에는 성실히 답하지만, 먼저 말을 거는 일은 거의 없다. 필요한 말 이상은 하지 않고, 사적인 질문에는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그 웃음이 워낙 자연스러워, 아무 대답도 듣지 못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는 사람도 적지 않다.
「친절한 것 같긴 한데, 어딘가 거리감이 있어」
누군가 무심코 꺼낸 그 한마디는, 도서관을 드나드는 단골들 사이에서 은근한 공감을 샀다. 오래 알고 지낸 사람조차 막상 소냐에 대해 아는 것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폐관 시간이 한참 지난 뒤에도 서고 안쪽에 불이 켜져 있는 날이 있다.
「정리할 게 조금 남아서요.」
소냐의 설명은 늘 그 정도였다.
다음 날 아침이면 그녀는 언제나처럼 정시에 대출대 앞에 서 있었고, 그 일에 대해 더 묻는 사람도 없었다.
……
오늘도 소냐는 말없이 서가 사이를 오간다.
정확하게.
조용하게.
그리고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캐릭터 스토리 2]
그날 도서관 문이 유난히 요란하게 열렸다.
들어온 손님은 머플러를 두른 채 거리낌 없이 도서관 안으로 들어섰다. 그 사람의 머플러는 한쪽 끝이 제멋대로 꿈틀거렸다. 잘못 본 게 아니라, 분명 머플러가 움직였다. 소냐는 하마터면 손에 든 책을 떨어뜨릴 뻔했다. 스네즈나야가 아무리 앞선 기술의 나라라지만, 머플러가 저절로 움직이는 일은 드문 게 맞았으니까.
「저기, 혹시 에너지 관련 서적이 있는 구역이 어디죠?」
성큼 다가온 손님이 물었다. 소냐는 대답보다 먼저, 그의 머플러를 바라보았다. …방금, 움직인 것 같은데. 잠시 의심을 삼킨 뒤, 이내 침착하게 서가 쪽을 가리켰다.
그날 이후, 그 사람은 사흘에 한 번꼴로 도서관에 나타났다. 책을 빌리는 날보다 펼쳐 둔 채 이야기만 늘어놓는 날이 더 많았다. 그저 사서일 뿐인 소냐로서는 절반도 못 알아듣는 내용이었지만, 매번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주었다. 책장을 사이에 두고, 둘은 작은 목소리로 대화를 이어갔다. 다른 사람에게는 책 제목을 묻는 정도로밖에 들리지 않을 만큼.
「…근데 왜 그렇게 열심히 들어주는 거죠? 어차피 무슨 말인지도 모를 텐데」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지만, 듣고만 있는 건 할 수 있으니까요」
소냐는 순순히 인정했다. 그러면서 속으로 작게 웃었다. 평민인 자신이 그 내용을 실은 알아들었을 거라고는, 저 사람은 짐작조차 못 하겠지.
손님이 다녀간 날이면, 소냐는 평소보다 서가 정리를 한 번 더 했다. 이상하게도, 책을 정리하다 보면 손이 한 번쯤 더 서가를 훑었다.
「다음에 또 오세요」
손님이 떠날 때, 소냐는 늘 그 말만 건넸다.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며칠 뒤. 익숙한 소리가 다시 문을 밀고 들어왔다. 소냐는 굳이 고개를 들지 않고 눈만 슬쩍 굴려 입구 쪽을 확인하곤 했다.
「저번에… 이쪽 분야에 관심이 많아 보이시던데」
그제야 고개를 들고, 미리 골라 둔 책 한 권을 내밀며 웃었다.
「읽어보시겠어요?」
 
[캐릭터 스토리 3]
그날은 유난히 손님이 많았다. 마감 시간이 지나서야 도서관 문을 닫은 소냐는, 평소보다 늦은 시간에 귀갓길에 올랐다.
코롤료프스키 극장 앞을 지날 때였다. 닫힌 문틈 사이로, 낮게 깔린 노랫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소냐는 저도 모르게 걸음을 멈췄다. 맑고도 서늘한 목소리였다. 얼어붙은 호수 아래를 흐르는 물살처럼, 차갑지만 이상할 만큼 따뜻했다.
그날 밤, 소냐는 평소보다 늦게 잠들었다. 그 목소리가 귀에서 좀처럼 떠나지 않아서.
며칠 뒤, 소냐는 처음으로 표를 사서 공연을 보러 갔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 소냐의 퇴근길에는 종종 극장이 끼어들기 시작했다.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낯익은 얼굴이 도서관 문을 밀고 들어왔다. 물의 님프, 보댜니차였다. 오래된 악보 하나를 찾고 있다고 했다. 소냐는 서가 깊은 곳까지 뒤진 끝에, 먼지 쌓인 악보 한 권을 찾아냈다.
「와, 이런 곳에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어!」
보댜니차는 반가운 얼굴로 악보를 받아 들었다. 소냐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미리 준비해 뒀던 것을 내밀었다. 몇 번이고 고쳐 쓴 팬레터와, 작은 선물 하나였다.
「정말 나 주는 거야? 공연에 와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이런 것까지~ 고마워!」
보댜니차는 두 손으로 선물을 받아 들고 활짝 웃었다. 팬들에게 이런 선물을 받는 일이 낯설지 않은 듯, 감사 인사도 자연스러웠다.
그 뒤로도 소냐는 공연이 있을 때마다 빠짐없이 객석에 앉았다. 너무 자주 얼굴을 비춘 탓인지, 어느 순간부터 보댜니차는 무대 위에서도 소냐를 알아보고 살짝 눈인사를 건네게 되었다.
「오늘도 왔구나?」
공연이 끝난 뒤, 대기실 근처에서 마주친 보댜니차가 웃으며 말했다.
「…네, 또 왔어요」
소냐도 작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 한마디를 주고받는 사이가 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지금도 공연이 있는 날이면, 소냐는 늘 같은 자리에 앉는다. 무대 위에서는, 보댜니차가 익숙한 눈인사로 그녀를 맞이한다.
 
[캐릭터 스토리 4]
지금의 소냐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녀가 한때 말이 많은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쉽게 믿지 못한다.
궁금한 게 있으면 먼저 물었고, 손님이 들어오면 먼저 인사를 건넸다.
「오늘은 평소보다 춥네요」,
「저번에 빌려가신 책은 재밌으셨나요?」
대출대 너머로 건네는 말들은 늘 길었고, 소냐는 그 대화들을 즐겼다.
그 무렵 자주 찾아오던 손님 하나가 있었다. 소냐는 그가 올 때마다 반갑게 말을 걸었다. 어느 날, 그 손님이 대출 도장을 받으려 책을 내밀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기, 그냥 책만 빌려주시면 안 될까요. 매번 이것저것 물으셔서, 좀 부담스러워서요」
소냐의 손이 멈췄다.
「…아, 죄송해요」
짧게 사과하고, 책에 도장을 찍었다. 평소보다 조금 더 오래 걸렸다.
그날 이후로 소냐는 필요한 말 외에는 잘 꺼내지 않게 되었다. 손님이 먼저 묻지 않으면, 소냐도 먼저 다가가지 않았다. 처음 며칠은 몇 번이고 말을 걸 뻔했다. 하지만 입을 다무는 일은, 생각보다 금방 익숙해졌다. 적어도 누군가를 부담스럽게 할 일은 없을 테니까.
동료들은 어느샌가 조용해진 소냐를 보고 「원래 차분한 성격인가 보다」 생각했다. 그 변화를 만든 손님은, 아마 지금쯤 그날의 일을 기억조차 못 할 것이다.
소냐도 이제는 그 일을 자주 떠올리지 않는다.
다만 아주 가끔, 누군가에게 먼저 말을 걸고 싶어질 때면 — 그날 들었던 한마디가 조용히 떠오른다.
「…그냥 책만 빌려주면 안 될까요」
 
[캐릭터 스토리 5]
소냐는 외투에 묻은 눈을 털어내고, 문을 잠그고, 늘 하던 순서대로 서고의 불을 하나씩 켰다. 오늘 밤도 작은 종이 한 장이 주인을 찾아 떠났다. 사소하지만, 누군가의 하루를 바꿀 수도 있는 것들.
그녀는 손을 내려다보았다. 익숙한 손이었다. 낮에는 책등을 정리해 이용객에게 건네고, 밤에는 쪽지 한 장을 조용히 누군가의 손에 쥐여 준다. 둘 다 정확했고, 둘 다 조용했으며, 둘 다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 닿도록 하는 일이었다.
서가 앞에 선 소냐는 손에 들린 책 한 권을 제자리에 꽂았다. 책등이 다른 책들과 나란히 맞춰지는 감각이, 조금 전 쪽지를 건네던 손끝의 감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달았을 때, 그녀는 잠시 손을 멈췄다.
「…제자리가 아니면, 찾는 사람이 헤매니까」
늘 하던 혼잣말이 오늘따라 다르게 들렸다.
책을 정리하는 일도, 정보를 전하는 일도, 결국은 누군가가 필요한 것을 제때, 제자리에서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일이었다. 다만 하나는 공공연했고, 다른 하나는 조용히 감춰져야 했다. 그 차이가 소냐에게는 여전히 선명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불을 끄기 전, 소냐는 마지막으로 서고를 한 바퀴 둘러보았다. 흐트러진 곳은 없었다. 어디에도.
……
다음 날 아침, 소냐는 여느 때처럼 정시에 대출대 앞에 섰다. 손님이 인사를 건네자, 소냐도 여느 때처럼 옅게 웃어 보였다.
밤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소냐 역시, 굳이 말할 생각은 없었다.
 
[다 쓰지 못한 페이지]
표지에는 제목이 없다.
첫 장을 넘기면 몇 줄의 문장이 적혀 있다. 그 위로 줄이 그어져 있고, 그 아래에는 다시 몇 줄이 이어진다. 또 지워지고, 또 쓰인다. 몇 장을 넘기고 나면 나머지는 전부 빈 페이지다.
소냐는 매일 수십 권의 책을 정리하고, 분류하고, 제자리에 꽂아 넣는다. 누군가의 이야기가 시작되고 끝나는 모든 순간을 곁에서 지켜본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이야기는, 어디서부터 써야 할지 알지 못한다.
마감 시간이 지나 서고에 혼자 남는 밤이면 소냐는 그 노트를 꺼내 펜을 든다. 첫 줄을 쓰고, 지운다. 다시 몇 줄을 쓰고, 또 지운다. 어느 날은 「…이었다」라는 말에서 멈춘 적도 있다.
그 뒤에 무엇을 써야 할지는 끝내 떠오르지 않았다.
「아직은, 정리가 덜 된 것뿐이야.」
소냐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노트를 덮는다.
서가를 한 번 둘러본다. 모든 책은 제자리에 있다.
그녀는 노트를 서랍 안쪽에 넣고, 마지막으로 서고의 불을 끈다.
아직 쓰이지 않은 이야기 하나만을 남겨 둔 채.

7. 생일 편지

오늘만은, 순서를 좀 어겨도···

여행자에게—

오늘도 평소처럼 문을 열고, 책을 정리했어.
달력을 보기 전까진 오늘이 무슨 날인지 잊고 있었지. 같은 서가를 두 번 정리하고 나서야 이상하다는 걸 알아차렸어. 나답지 않았네.
점심에는 대출대에서 책을 읽으려고 했는데, 창밖만 오래 바라봤어. 눈은 늘 내리던 눈이었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페이지보다 창밖이 더 눈에 들어오더라.
마감 시간도 조금 앞당길까 생각 중이야. 아직 정리하지 않은 책이 남아 있긴 하지만… 오늘 정도는 괜찮겠지.

난 시간을 어기는 걸 좋아하지 않아.
하지만 오늘만큼은, 순서를 조금 바꿔 보고 싶어.
괜찮다면,
오늘 저녁은 나와 함께 보내줄래?

8. 인간관계


  • 미탸
    도서관을 자주 찾는 단골손님.
    처음에는 연구를 위해 책을 찾는 사람인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책보다 소냐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미탸는 궁금한 것이 생기면 거리낌 없이 말을 걸었고, 소냐는 그런 상대에게만 드물게 긴 대답을 했다.
    지금도 미탸가 도서관 문을 열고 들어오면, 소냐는 자신도 모르게 평소보다 말을 조금 더 많이 하게 된다.
  • 보댜니차
    우연히 극장에서 흘러나온 노랫소리를 들은 뒤, 소냐는 종종 코롤료프스키 극장을 찾게 되었다. 공연을 거듭 볼수록 자연스레 얼굴이 익었고, 도서관에서 오래된 악보를 찾아준 일을 계기로 몇 마디 말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다.
    보댜니차는 여전히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무대의 주인공이고, 소냐 역시 그중 한 사람이다. 공연이 끝난 뒤 눈이 마주치면 가볍게 인사를 건네받을 만큼은 되었다.
  • 오데트
    보댜니차의 공연을 보러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몇 번 마주친 적이 있다. 무대 위와 밖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직접 이야기를 나눈 일은 많지 않다. 하지만 공연이 끝난 뒤 짧게 인사를 주고받는 것만으로도, 소냐는 그녀가 자신과 비슷한 방식으로 스스로를 다스리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 발레리
    공연이 끝날 무렵이면 늘 미탸를 데리러 오는 군수궁 소령. 멀리서 마주칠 일은 잦지만, 제대로 이야기를 나눠 본 적은 거의 없다.
    소냐에게 발레리는 예의 바르고 성실한 사람이다. 다만 미탸와 이야기를 나누던 시간이 그와 함께 끝나 버리는 경우가 많아, 아주 가끔 조금의 불만을 가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 알료샤
    도서관을 자주 찾는 손님.
    정보를 모으는 속도만큼은 누구보다 빠른 사람이라, 소냐도 가끔 놀랄 때가 있다. 서로 묻지 말아야 할 것은 묻지 않는다. 덕분에 필요한 말만 오가는 조용한 신뢰가 이어지고 있다.
  • 여행자
    도서관을 찾는 손님 가운데 한 사람.
    필요한 자료를 찾는 일을 몇 번 도와주며 자연스럽게 안면을 익혔다. 여행자가 찾는 책은 분야가 넓고 다양해서, 소냐 역시 매번 새로운 서가를 뒤적이게 된다.
    조용한 도서관에서도 예상치 못한 사건은 늘 여행자를 따라오는 것 같지만… 덕분에 평소보다 조금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 날도 있다.
 
 

9. 언어별 표기

 

10. 여담

 

11. 관련 문서

 

12.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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